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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HEONG GANDHI

1학년

다냐의 도보여행 후기^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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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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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내게 말하시곤 했다 친구와 함께 갔던 도보여행이 잊혀지지 않으신다고. 활동적인 성격이 아닌데다 체력까지 저질인 내가 도보를 갈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지만 놀랍게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225일부터 31일까지의 간디마을학교 도보여행..!

 

출발하기 전날 학교 옆산을 올라가 봤다. 연습인 것 같았는데 역시 내가 제일 뒤쳐졌다. 너무 숨차서 힘든 것도 있었는데 미래가 너무 까마득하기도 했다. 일단 친구들과의 사이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곁으로 보기엔 완벽했다. 하지만 난 이 아이들과 보낼 3년이 과연 정말 행복할지 자꾸 의문이 들었다. 전 학교 친구들과 비교하게 되고 나랑 잘 맞는지도 모르겠어서 나의 체력으로 도보에서 뒤쳐지는 것보다 도보에서까지 이 아이들과 잘 섞여 놀려고 애쓰며 스트레스 받을게 가장 걱정이 됐다. 이런 고민을 현종 선생님께 털어놓았는데 현종쌤은 내가 이곳에 잘 적응할거라는 믿음을 갖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말조차 끊임없이 의심을 하는 나였지만 이상하게 안정을 찾았다. 내가 이 학교에 입학할 자격이 없었지만 돌아오게 되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보란 듯이 잘 적응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걱정 보단 희망을 안고 도보 첫 여행 날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재미있게도 진짜 죽을 것 같은 코스는 많았지만 죽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이없지만 당시엔 엄청 힘들었어도 지나 보니 별거 아닌 것 같이 기억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드라마 나 책 속에서 흔히 액자 속 사진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중얼거리는, 그리고 난 그 액자 속 순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내가 벅차서 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정말 애정을 느껴야 그 감정이 너무 벅차서 눈물샘을 뒤흔드니까. (방탄소년단 첫 대상 혹은 콘서트 유로는 기뻐서 운 적이 없음) 하지만 도보여행 셋째 날이었던 지운이 생일 파티 때 벅차서 울었다. 마지막 날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나중에 그 순간을 뒤돌아보면 너무 예쁜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그래서 울었다. 나 같은 애한테도 이런 추억이 생길 수 있다니..
 

그 짧은 시간 동안 친구들과 엄청 가까워진 것도 너무 신기했다. 첫째 날 밤에 비밀을 공유하고 웃어 댈 정도였다. 같이 고생하니까 역시 빨리 친해지나보다. 일반 학교에서 라면 두 달 걸릴 일이 이곳에선 하루 만에 일어났다, 엄청난 시간 절약.... 같이 행복할 시간이 많아진다.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정말 금방 화해했다. 당시에 정말 심각했던 일도 돌이켜보면 너무 하찮고 귀엽다. 도보여행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엄마의 말이 뒤늦게 공감이 간다. 다른 도보여행이었으면 마냥 증오로 차 있을 수 있었겠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도보여행은 도무지 싫어할 수가 없었다.

 

먼 미래의 우리 시간들을 보며 웃을 수 있기를

(정구기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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