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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무빙스쿨 전체후기 - 15기 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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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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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무빙스쿨 전체 후기

15기 변지운

 

벌써 이 학교에서 1년 반 이상을 지냈다. 올해도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다. 이번 무빙스쿨은 두 번째 무빙스쿨이다.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도 필리핀에 가지 못하게 되어서 스페인을 가기로 했다가 그것마저 무산되어 가게 된 제주도였다. 1학년 때도 무빙스쿨로 제주도를 왔던 터라 기대가 되지 않았다 좋은 것도 많았지만 별로였던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고, 엄청 힘들었기도 하고 싸우기도 무진장 싸우고 울기도 매우 울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작년과 올해는 나조차도 작년과 다르고 내 앞의 너도 작년과 다를 것이라 생각했기에 약간의 불안만을 갖고 제주도로 갔다.

이번에는 기간도 무진장 길었다. 작년에는 10일도 그리 길었는데 올해는 21일 동안이나 있었다. 21일 치고는 짧게 느껴졌다. 집에 가려 도착한 제주 공항이 거의 저번 주에 왔다 간 것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즐겁고 바빴으니 21일이 10일과 비슷하게 느껴졌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21일을 10일처럼 느끼게 해준 일정들을 다 소개하긴 힘들 것 같으니 기억에 남는 일정들만-그리고 내가 장소별 후기로 이미 써버린 활동이 아닌 것들만- 정리해 봐야겠다.

일단 제일 먼저 기억나는 일정은 장소는 아니다. 추석이다. 처음으로 엄마와 아빠 없이-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보낸 추석이었다. 추석에는 별 특별한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여유롭게 일어나서 추석임에도 떡국을 먹고 안건이 있는 식구총회를-제주도에서 하는 15기 끼리의 식구총회는 안건 없는 식구총회가 더 찝찝하고 이상할 만큼 안건 없는 식구총회가 거의 없었다.-하고, 만두를 먹었다. 우리가 먹은 만두는 당연히 우리가 빚은 만두다. 솔직히 예쁜 만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그리고 윷놀이를 했다. 4등 팀이 설거지를 하기로 한 설거지 빵 게임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매사에 승부욕과 의욕이 별로 없던 나도 매우 열심히 했다-기도까지 하고 금 손인 장민 선생님 손을 잡아가면서 말이다-. 다행히 우리 팀은 2등이라서 설거지를 면했다. 정말 그날 그 순간이 제일 행복했다. 밤에는 바다에 가서 달을 보면서 산책을 하고 소원도 빌었다. 그 바다가, 그날의 달빛이, 달빛에 그림자 진 우리가 좋았다. 그래서 그 날은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일정은 올레길 10코스다. 나름 잘 걸어오다가 바다가 보였다. 더운 날이어서 그런지 몇몇이 입수 하고 싶다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했고, 좀 있다 현종 쌤이랑 몇몇 들은 도보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입수했다. 쌤이랑 애들을 보면서 친구랑 웃어댔는데 입수를 하면 오늘 도보는 멈춘다는 얘기를 듣고 그 친구와 나 역시 입수를 했다. 추운데 따뜻했다. 햇빛이 강하고 파도가 세어서 재미있고 따뜻하게 놀았다. 제주도에 와서 꽤 많이 입수를 했었는데 제일은 아니고 두 번째로 재미있게 한 물놀이 같다. 그날 숙소에서 찬물로 콸콸 나오거나, 졸졸졸 나오는 따뜻한 물로 어찌어찌 씻고 손빨래 까지 해서 선풍기를 틀어놓았었다. 중간에 비해 마무리가 어수선했던 날이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일정은 저 정도 인 것 같고 좋았던 장소는 개인적으로 빛의 벙커 정도인 것 같다. 헬로키티 아일랜드 가고 싶었는데 못가서 집에 온 지금까지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 또 제주도를 가야 할 이유를 남겨놓은 것이라 생각하겠다.

 

이번 무빙스쿨은 작년 무빙스쿨같이 크게 싸우지는 않았다. 다만 다들 너무 서로와 가까워져서 서로의 가까움에 부담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오래 계속 같이 있었으니-. 약간 작년에는 눈물샘이 열일 했다면 올해는 정신이 열일 한 기분이다. 저번보다는 이번 무빙스쿨을 통해 조금 더 자신다운 15기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모습이던 나쁜 모습이던 간에 좀 몰랐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긍정의 의미에서도 부정의 의미에서도- 놀랍기도 했다. 내가 큰 건 잘 모르겠지만 애들이 다 작년에 비해서 성숙해 진 것 같다. 신기하다. 역시 내 변화보다는 남의 변화가 더 새롭다.

 

21일 동안 치이고 지치고 그럼에도 즐거웠을 15기 모두와 선생님들 상랑행용 알럽합니다!!!!!!!!!!! 잘 쉬고 입교하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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