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마당

SANCHEONG GANDHI

3학년

3학년 부모님들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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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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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갈전 교정에는 이미 매화와 목련꽃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봄날 잘 보내고 계신지요?

 이미 알고 계신대로 8기들은 뮤지컬 공연으로 화려하게 새 학기를 잘 시작했습니다
 뮤지컬로 시작된 8기들의 지난주 생활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순진하고 어리다고만 여겨졌던 8기들이 뮤지컬 체험을 진하게 경험하면서 자기들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동기들과의 관계도 더 진해졌습니다.

 
첫 식구총회에서는 최고 선배로서 우리 잘 해보자는 의견도 많이 얘기하며, 좋은 선배가 되고자 후배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다가가기 위해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섭섭하게 행동하는 후배들에 대한 몇 가지 사례들이 8기들 사이에 이야기되면서 입학식 전날(314) 저녁에 8기와 10기 사이에는 격한 마음 나누기가 있었습니다.
 
 8
기들이 10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직은 청소년에 불과하다보니, 8기들도 자신의 감정 정리가 잘되지 않아서 흥분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선생님들의 중재로 마음을 가라앉힌 후 도서관에 모여 서로 간에 서운했던 것과 미안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쌓였던 오해도 풀고, 서로 안아주며 잘 해보자고 그날 상황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애초 8기들은 후배들을 맞이하면서 잘 대해주고, 어떤 일이 있어도 폭력만은 쓰지 말자고 다짐을 했고, 그 다짐은 계속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과 격한 마음나누기 속에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해 감정이 격해진 아이들을 다독이고자, 입학식이 끝나고 두 담임과 전날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8기들이 느끼기에는, 후배들만 챙기는 듯한 교사들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졸업한 선배들과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앞으로 이렇게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자주 가지며 마음을 보듬자고 다짐하며 밝은 분위기로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풀렸다고 생각되었으나, 이번 주 초 민준이가 엄마와의 대화가 필요하여 귀가하고 성배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기 위해 이틀간 집에 다녀오면서, 동기들 사이에 걱정과 미안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또 다시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감정들을 동기들이 함께 푸는 과정에서 교사에게 알림이 없이 수요일(319) 묵학 시간에 홈스테이 귀가 시간이 늦은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연락을 받은 교사들이 찾아 나섰고, 기숙사 어귀에서 서로 위로를 나누며 울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 다독여 숙소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몇몇 남학생들 사이에 교사들이 무슨 일인지를 묻는 것을 걱정이 아닌 나무람으로 느끼면서 서운한 감정을 표현하고 감정을 쏟아내어 연경샘과 이야기를 더 나누었습니다.

많이 우는 아이들이 있었고, 흥분하기도 하였으나 교사와 홈맘의 달램으로 감정을 추스린 후 홈스테이로 돌아갔고, 늦은 시간까지 감정소모로 신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목요일 오전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병원에 갔던 아이들도 큰 문제는 없었고, 외식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돌아와 오후 시간은 일상적으로 보냈습니다.

오후 늦게 성배도 돌아오고 저녁 간디문화 시간에는 인디밴드 공연을 신나게 즐기며 아이들 모두 즐겁고 신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말씀드린 상황으로 알 수 있으시겠지만 이번 한 주간 8기들은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느낄 만큼 감정의 고저가 반복되고 있고,

감정이 폭발적으로 증폭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듣다보니 교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의 상처와 교사들에 대한 서운함이 생각보다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교사들은 여러 번 8기들의 상황을 공유하고 아이들을 위한 의견을 모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금요일(오늘) 오전 시간은 전교사가 3학년 다독이를 자처하여, 3~4명씩 팀을 나누어 교사별로 소그룹 면담 시간을 가지고, 학생들의 서운한 감정 읽기와 관계 맺기를 통한 위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시간 이후 아이들은 샘들이 우리를 이렇게 챙겨주는 것이 너무 좋고 고맙다.” “또 샘들과 이런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마음이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모임, 마음나누기의 기회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마냥 착하고 예쁜 아이들이었던 우리 8기들이 3학년 최고 선배가 되자마자 보여주고 있는 커다란 감정의 소용돌이에 저희 교사들은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나간 상처들을 저희들에게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이야기 하고 있는 8기들의 솔직함이, 저희들에게 섭섭하다고 말은 하지만, 우리들의 상처를 선생님들이 함께 안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입니다.
 
함께 나누고 이야기 된 상처는 상처가 아니라고, 그제서야 진정한 치유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건강하게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저희들을 믿으며 용감하게 자기들의 마음을 보여준 만큼 저희들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고 다독이며 이 기회를 통해 아이들을 한층 더 성숙시키고 성장시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보시기엔 늘 부족하고 마음에 차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늘 그러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아이들과 저희 교사들을 믿고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 믿음으로 아이들과 힘차게 이 감정의 소용돌이를 잘 헤쳐나가겠습니다.


꽃샘추위에 감기 조심하십시오. 고맙습니다.


 
 
2014321
산청간디중학교 교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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